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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의 귀재 박일호(보도자료 1월20일자)
작성일
2008-01-27 00:00:00.0
작성자
운영자
조회수
5351

□ 마크의 귀재 박일호

2007시즌을 가장 알차게 보낸 선수를 꼽는다면 박일호(34·10기)를 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랑프리 3연패의 조호성 보다도 어쩌면 생에 처음으로 그랑프리 결승전에 진출한 박일호가 더욱 기뻤을 지도 모른다. 2007시즌을 처음 시작했을 때 박일호가 그랑프리 결승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박일호는 지난 한 해 동안 큰 결실을 일궈냈다.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어린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어쩌면 그랑프리 결승진출 보다도 고정팬들이 생겼다는 것이 박일호에게는 더욱 큰 기쁨인지도 모른다. 30대 중반에 자전거 인생의 절정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절정기를 맞기까지는 숨겨진 사연이 적지 않다.

인동중-경북체고를 졸업한 박일호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지금은 은퇴한 은종진과 중-고교 6년 직계 후배이다. 경륜에 입문해서야 은종진을 알게 됐지만 여러 모로 은종진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은종진이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가진 것에 비해 중·고교 시절에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는 점에서 다르다. 당시 평범한 기량의 박일호는 주 종목 없이 트랙과 도로를 함께 타는 선수였다. 왜소한 체격이 핸디캡이었다. 때문에 실업팀이나 대학에 스카웃되지 못하고 고교 졸업후에는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93년 입대해 1군 사령부에서 버스 운전병을 하던 그는 95년 제대 후 중장비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취득한 중장비 자격증만 지게차, 포크레인, 크레인, 천정기중기 등 7개이다. 1년간 조수 생활을 거친 후 기사로 6년가량을 보냈다. 그러던 차에 경륜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고교 후배인 박중관 선수때문이다. 당시 장교 생활을 하던 박중관은 박일호에게 경륜경기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경륜이 전공도 살릴 수 있고 벌이도 괜찮을 것 같다"며 권유했다. 2002년 10기로 훈련원에 입소한 박일호는 훈련원 6위의 준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 당시 수석졸업은 이성광 이었다. 엄청난 웨이트 훈련으로 체중도 10㎏ 이상 불렸다. 학창시절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던 선수가 6년간의 공백기까지 가졌으면서도 이정도의 성적을 내기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륜 입문당시 우수급에 배정을 받은 박일호는 조금씩 성장을 거듭한 끝에 결국 특선급에 진출을 했다. 처음 특선급에 올라와서는 따라다니기 정신없었지만 2006년 시즌부터 마크맨의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급기야 마크맨의 전법적인 한계를 이겨내며 강자로 발돋음 하였다. 중간에 시련도 있었다. 2006년 중반 신우삼과 몸싸움 중에 견갑골과 갈비뼈 골절을 당하는 사고를 당하지만 이후 재활을 거쳐 더 단단한 선수로 거듭났다. 당시 딸 시연(3세)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우직한 연습으로 극복했다.

박일호의 장점은 마크 선수이면서도 젖히기가 가능할 정도로 지구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오토바이 유도로 회전력을 다진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마크가 주전법이어도 제대로 마크를 하려면 다리가 돼야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웨이트로 지구력 보강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난해의 좋은 성적을 안고 첫 출전한 지난주 경주에서는 처음으로 시드배정까지 받았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그만큼 커진 팬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박일호는 그만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무리하게 전법의 변화를 주기 보다는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마크전법을 더욱 극대화 시킬 생각이다. "몸싸움이 우리보다 심한 일본경륜 동영상을 틈틈이 봅니다. 테크닉 보강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점점 좋아지지만 열심히 타 지난 해 보였던 성적만큼 팬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팬들에게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얘기를 듣게끔 할 자신은 있습니다." 2008시즌도 박일호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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