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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보다 빠른 거북이 ! 벨로드롬 샛별 정종진 떴다!
데뷔 3년차 신예 ‘정종진’ 올 시즌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까 ?
20기 수석 졸업생 정종진(20기?28)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2주전인 지난 19회차. 정종진은 기라성 같은 경륜계 선배 선수들이자 경륜을 대표하는 슈퍼특선반 김민철 이욱동 김동관 등을 연거푸 따돌리며 3승을 쓸어 담았다.
경기 내용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눈부셨다. 흔히 말해 ‘잘 풀렸다’는 또는 ‘운이 따랐다’라 볼 수 있는 ‘마크 추입승’도 아닐뿐더러 특정 선수 즉 라인의 도움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수한 한 바퀴 자력 승부에 의한 그야말로 완승이었다.
유독 약했던 결승에서의 이 한풀이는 부족했던 자신감을 끌어올림은 물론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있어서도 앞으로 큰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사실 언제 터지느냐가 문제일 뿐 벨로드롬 안팎으로 정종진은 이미 많은 기대를 받고 있던 인물이다. 이는 타고난 자질 때문이 아닌 특유의 성실함 때문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육상과 축구에 재능이 많던 중학(덕산중)시절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사이클과 인연을 맺은 정종진은 서울체고 졸업 후 실업팀 부상경륜공단과 상무를 거쳤다. 겉으로 보기엔 매우 순탄해 보인다. 하지만 실상 아마시절 크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늘 2인자 3인자란 꼬리표에 절친한 류재열, 박건비와 함께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다.
경륜 데뷔 때도 마찬가지. 훈련원마저 재수 삼수를 거칠 만큼 통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종진은 좌절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그리고 번번이 문턱에서 미끄러진 훈련원을 당당히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예를 누린다. 이는 스스로 얼마만큼 뼈를 깎는 노력이 많았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경륜 데뷔 초에도 이런 모습들은 이어졌다. 훈련원 시절 자신보다 성적이 떨어지던 동기 이으뜸이 크게 주목을 받을 때도 정종진은 꽤 오랜 기간 그늘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대기만성 형이 아닐 수 없다.
‘슬로스타터’ 지만 최근 활약을 바탕으로 정종진의 각종 순위 랭킹 역시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뛰어올랐다. 전년도 35위에 불과하던 성적이 올 시즌 현재 9위로 역시 30위권 밖이던 상금과 다승부문은 각각 9위, 6위에 랭크되어있다.
특유의 근성, 성실함 못지않은 정종진의 장점은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 즉 다양한 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상대나 상황에 따라 선행과 마크 추입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데다 최근 시야가 넓어지며 운영능력까지 급상승, 성적의 꾸준함까지 붙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정종진이 좀 더 성장하고 인정받기 위해서 그리고 슈퍼특선반이나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이 되기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웬만한 기존 강자들은 한 번씩 다들 꺾었지만 지역 연대의 최강으로 꼽히는 김해팀 선수들에겐 유독 약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중 박용범 이명현에겐 각각 5전 전패. 3전 전패로 아직 우승 신고를 못했다. 하지만 황순철 박병하 이현구를 이겨봤기에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해볼만하다는 것이 주의의 반응이다.
예상지 ‘최강 경륜’ 의 박창현 발행인은 “흔히 아마 때 화려했던 스타급 선수들이 정작 프로무대에선 자기 관리를 못해 허덕이는 모습을 많이 봤다. 반대로 정종진 경우는 마치 느림보 거북이 같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 그리고 많은 우여곡절 겪으면서 자연스레 배인 특유의 근성이 남다른 성장 동력이라 평하면서 벨로드롬의 새로운 간판선수로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